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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집의 노 부부

by 아 리 랑s 2024. 4. 15.

과수원집의 노 부부
野隱. 글. 사진
탱자나무로 과수원 둘레를 울타리로 사용하는 과수원길에서 만난 농부와 인사를 나누고
따듯하게 타주시는 커피 한잔 마시며 세상 이야기를 하여보니 모두 다 그렇고 그렇듯 사연을

 

가슴에 담으며 세기며 잊으며 살고 있어 녹록지 않은 인생살이 백발에 꽃이 피니 봄의
꽃들이 더욱 예쁘고 아름다운데 몇 해나 더 볼까요 하시면서 한 모금 담배연기에 시름을

 

날려 보내며 즐겁게 사시라며 작년에 딴 배라 하시며 몇 개를 건네어 주시기에 배낭이 무거우며
작아서 한 개만 달라고 하니 그러면 내려갈 때 이길로 내려가시고 당신이 없어도 여기에

 

놓을 테니 가져가라고 하시기에 그렇게 하겠노라고 인사를 하고 조금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새를 기다리며 찍고 또 기다리기를 하면서 생각에 파묻혀 봅니다.
어느 누가 인생을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의 날까지 살면서 무엇 하나라도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과 행동이
있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다가 새들을 찍을 수 있는 찬스를 몇 번 놓치고
그렇게 노닐다가 돌아올 때 과수원에 도착하니 그때까지 일을

 

하시고 계시기에 함께 땀 흘리며 일을 하고서 나오는데 비싸고 비싼 배를 듬뿍 차에다 실어
주시기에 아무 때나 놀러 와도 되겠느냐 여쭈어보니 그러라고 하시며 두내외의 배웅을 받으며
돌아오는 길에 노을빛이 참 아름답게 다가온 출사길이었답니다.

 

몸은 고되고 힘이 들어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행복이요.
과일 한 조각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기쁨이요.
마음이 우울할 때 커피 한잔 타주며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으면 기쁨과 행복이요.

 

하늘을 우러러보고 허리 한번 펼 수 있으면 낙원의 천국에 머무는 나그네라고 느꼈던
즐거웠던 하루의 일상 중 느껴본 기쁨의 시간이었으며 집에 와서 이야기를 들려주니
전화번호 알려 달라고 하기에 그냥 왔으며 전화를 하면 다시 갈 수 있는
마음이 그만큼 멀어지니 며칠 내로 찾아가 보자고 약속을 하였답니다.
2024.04.15.sun
05:1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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