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놈으로 따오렴
野隱. 글. 사진
이사를 하여서인지 몸이 무거운 며칠을 보내고 나니 며느리가 집으로 오라고 하기에 가보았더니
어재였는데 내일(2023.04.04.)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인지 바람이 드세게 불고 구름의 색갈이
점점 짙게 드리워지는 아침에 청복숭아꽃을 찍어봅니다.
집사람이 청복숭아를 무척 좋아한다고 하여 몇 해 전에 한 그루 사다가 심었다며 익으면 따다가
주기에 그렇구나 하고 생각을 하면서 지내왔는데 마당에 들어서니 아뿔싸 감나무와 대추나무
가지에 허옇게 벌레가 끼여서 가지가 말라서 죽어있었으며 전지도 아니하여서 욕심 많은 놀부의
모습으로 놓아두었더군요.
집사람에게 가져다주는 것만 생각했지 농사를 지어보지 아니한 사람이라서 그렇겠거니 생각을
하면서 가지치기를 하여주니 놀라서 밖으로 나와 며느리가 하는 말이 가관이더군요.
아버님 가지를 마구 잘라버리면 과일이 몇 개 안 열린다며 자르지 말라고 하기에..... 그렇지
않아 전지를 하여주면 나무가 편안하고 튼실한 열매를 맺어서 따서 먹는 맛을 느낄 수 있지
가지가 많으면 부모 격인 나무가 너무 힘들어해 그래서 적당하게 잘라주는 것이 좋은 거야.
말을 하고 있는데 집사람이 나와서 하는 말이 아이고 시원하겠다.
올해에는 큰 놈을 먹겠구먼 이라고 말을 하니 며늘아이 그때서야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안으로 들어가자고 하여서 진수성찬을 먹는 날의 시간 이랍니다.
식사 중에 집사람이 하는 말... 얘야 복숭아 따올 때 큰 놈으로 따오렴 올해에는 클 거야...?
2023.04.06.thu
04:50.am
무단전재, 복사, 배포 금지
'gall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내일도... (29) | 2023.04.08 |
---|---|
다시 본 따오기의 모습 (29) | 2023.04.07 |
새들의 하루 (28) | 2023.04.05 |
새로운 시작 (20) | 2023.04.04 |
기지개 켜는 어치 (0) | 2023.04.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