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의 장소
野隱. 글. 그림
대설이 내리기 전전날 저 먼 곳에 하얀 새...
백로 같이는 않은데 무엇일까...
쌍안경으로 살펴보니 노랑부리 저어새 이곳에서는 흔하지 아니하니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마저도
신경 쓰는 예민한 녀석들이니까 최대한의 은폐가 되는 길섶의 갈대가 있는 곳에 정차를 하고
시동을 끄고 아무 일 없을 것을 알리려고 한참을 기다리다 시선을 돌릴 때 창문을 내리고
카메라를 꺼내어 순간순간 머리를 돌리며 털 가꾸기 하는 모습을 찍어보는데 한 녀석은
불안하다는 듯이 자동차 있는 곳을 응시하며 경계를 늦추지 아니하니 필자 역시 긴장을 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조금만 더 포즈를 취하여 달라고 빌며 빌며 찍고서 잠깐 자세를 고쳐 앉는 순간 한 마리가
날아가버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솔직히 날아가는 모습을 찍고픈 마음이 더 컸었는데 순간을 놓쳐버려 아쉬웠던 그곳의 출사 중에 있었던
일이지만 언제나 주어지는 아쉬움의 장소이니 필자 또한 미련은 어디에선가 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서 그 자리를 떠나봅니다.
2022.12.21.wed
06:1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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