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봉산성-되실봉-서래봉-오도치-서방산-종남산-송광사까지
野隱.글.그림
제목만큼이나 멀고 긴 봉우리를 너머너머 가는길에 따르는 고통은 나로하여금 힘들게 하였다.
힘이드는 이유는 자급자족이라고 단정을 지었기에 아무런 말없이 가려는길 가고져하는 목적지를
향하여 발걸음의 도장을 찍고 있었다.
처음 위봉산성에서 오르는길에는 역사의 흔적이 바람결에 흐느끼고있었다.
수많은 인력들이 험난한 산길에서 바위를 부수어 축석을 쌓으며 흘렸던 땀방울의 세월이
전쟁이라는 이름아래 이슬로 사라지고 인고의 넋을 낙엽속에 묻어둔 역사의 흔적을 뒤돌아
보니 그 위에 내가 서있는것이다.
나라를 지켰던 숭고한 정신은 비바람에 쓸려져서 무너지고 깍기어서 겨우겨우 흔적만이 남아
명맥을 이어주는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동맥을 짜르듯이 어느 사찰로 향하는 길을 위하여 짤려진성터는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어서
처음 바라보는 나그네는 또 한번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그다지 산악인이 많이 오르지 안아서인지 길에는 낙엽이 소복히 쌓여서 걷는 발걸음의 감촉이
싫다고 할 수는 없었다.
되실봉까지만 성 길을 볼 수 있었다.
서래봉으로 오르는 길이었기에 상처를 더이상 바라볼길이 없어서 잊고서 산행을 하였다.
서래봉에 도착하니 앞서온 이들이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산행을 목적으로 오르고 나는 한가지 더 사진을 찍어야 겠기에 할일이 많았다.
발걸음도 그들보다 힘이드는것이다.
그네들은 갈길로만 가면 되는데 나는 어데 그런가 이것 저것 이곳 저곳 한번더 살피다보면
거짓말좀 보태서 천리나 멀리 가고 없는것이다.
그들을 따라서 뭐 빠지라고 따라붙어서 헐떡이는 거친 숨결로 앞서간다.
이러기를 몇번하고나면 기진맥진 밥도싫다.
물만 먹어서 배만 더부룩하게 솟아올라 하나의 봉우리를 붙들어 메고 걷는기분이다.
일행의 왕초에게 예기를하고 오도치로 향하였다.
무엇이든 조금만 먹고 가라는 손길을 뿌리치고 오도치에서 몇컷을찍고 계곡으로 빠져들어갔다.
혹시나 이때에 피우는 꽃들이 양지바른곳에 있을가 싶어서 몇개의 고개를 넘어서 돌다보니 잃행들의
목소리조차도 들리지않는것이었다.
지도를 꺼내어 살펴보고 능선을 타고 부지런히 오르다보니 저멀리서 가느다랗게 귀에익은 목소리가
들리어온다.
뛰자 뛰어서 그들과 함께 가자,
잠깐 쉴겸 카메라를 베낭에 넣었다.
오도치를 지나면 그다지 속시원한 배경이 없어서 그렇게 하기로 계산된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넣고
다시또 울러매고 달린다.
산길을 달리는것은 매우 위험한것을 알면서도 일행의 꼬리를 잡기위하여 줄달음으르 친다.
얼마나 달렸을까?
서방산정상에 이르니 나를 잊고서 편하게 앉아서 쉬고있는것이다.
사람이 아니보이면 찾는것이 도리일터인데 오히려 나에게 반문을한다.
어디에 있었느냐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물꾸러미 바라보다가 이렇게 한마디 하였다.
죽지않고 살아왔어...
그말에 의미를 알았는지 말없이 얼음물 한컵을 건내어준다.
일행들의 등산시간이 지체되어 갈길이 바쁘다.
나는 점심인지 저녁인지 모를 시간의 식사를 하고(16:55분) 송광사를 둘러볼 시간이 없어서 서울로 향하였다.
버스안에서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 하였다.
체한걸까?
아니면 몸살 허허 알 수가 없네.
서울에 내려서 집에까지 잠깐 걷는데 힘이없다.
어디에 그냥 앉아서 쉬고싶다.
아니 그냥 눞고싶다.
어떻게 어떻게 집에오니 집사람이 왜 그러냐며 질겁을한다.
나도몰라 속이 더부룩하고 무거워 그리고 무조건 눞고싶네...
손 한번 따볼까?
등을 두드리며 실로 묶고 따끔하게 바늘을 찌른다.
먹피가 쭈욱 나온다.
많이 채했었나봐...
그다음은 나도 모르겠다.
거실에서 등산복 입은체로 누워서 잠이들었다는것이다.
그시간이 대강 30~40분 정도란다.
부시시 일어나 씻고 카메라를 꺼내어 놓고 오늘까지 끙끙이고 있다가 조금 살것같아서 몇장올려 보았다.
겨울에는 버스 주차장에서 식사를 하지 말아야겠다.
아마도 3번째 인듯싶다.
2010.03.03.wed
19:1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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