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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일정

by 아 리 랑s 2024. 5. 30.

하루의 일정
野隱. 글. 사진
이리저리 빙빙 돌다 내려서보니 산중의 암자가 있기에 선 듯 들어서본다.
제법 넓고 큰 암자인지라 한 바퀴 돌아보는데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기에 둘러보며 카메라에

 

담도 있는데 스님께서 조용히 다가와 인사를 하시며 말씀을 하신다.
주변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이용하며 작은 저수지를 만들었는데 우기철이거나 비가 올 때면

 

물이 많이 있지만 가물 때에도 완전히 마르지 아니하여서 매년 때가 되면 이렇게 꽃들이
피어난다며 스님께서 말씀하시며 방긋이 웃음 지으시는 그 모습이 세상을 다 통달하신 듯 해맑은

 

모습이 하도 맑아서 이렇게 인사를 하여 보았답니다.
스님의 미소가 저 수중의 꽃보다 더 맑으시네요.라고 하였더니 무슨 별말씀을 하신다며

 

차 한잔 하자고 하시기에 주시면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하고 따라가서 배낭과 카메라를
내려놓고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 가지 꽃도 이리보고 저리보고 또 보면

 

다른 모습들이 참 예쁘네요. 하면서 세상도 꽃을 보고 느낌이 오듯 맑고 고운 세상이면 좋으련만
하였더니 스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내 마음의 세상은 현실이고 바라는 마음은 미래이니 한걸음

 

내딛는 걸음에 자국이 남듯 아픔이 있고 행복도 있겠지요.
하시며 이 모든 것이 내가 사는 행복이 아닐까요.

 

라고 말씀을 하시기에 가만히 먼발치 산아래 풍경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려 봅니다.
세상을 누가 통치하고 누가 거두려 함인가 나하나는 이대로인데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스님께서 인사를 건네시며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도 한걸음 내일도 한걸음 모든 것은 한걸음부터이니 서두르지 마시고 잠을 자고 일어나면

 

아침이듯 그렇게 그대로 지내시고 여행하듯 열심히 출사를 다니세요라고 하시는 인사말로
출사길을 마친 하루의 일정이었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수반 위의 빛처럼 나부끼는 춤사위가 나의 모습 이련가.
수반에 담긴 허물의 진의를 갈구하는 나 자신 내 마음의 안식은 어디이련가...
2024.05.30.thu
05:0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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