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가리 응가 하는 모습
野隱. 글. 사진
키 작은 소나무에 기대서서 혹시라도 저 녀석이 필자를 보았을까 봐 조심스럽게
카메라에 담으려 하는데 녀석의 꼬리가 위로 올라간다... 너... 혹시...
응가하는 거 아니겠지 아니 응가하려고 하는 거니 그래 그러려 거든 멋지게 힘주어
내리 쏴버리렴 나는 그 모습 열심히 담으려니까.
나온다 나와 조금 나왔어 뻔뻔한 저 녀석이 나를 보면서 꾸짖기라도 하는 양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대로 일을 보고 있으니 나야 좋지 네가 뭐라 하든 나도 나대로
네가 보거나 말거나 하고픈 대로 열심히 네 모습 훔쳐보고 있거든 이러한 네 모습이
한편으로는 즐거움일 수가 있으니까.
그런데 새들은 응가를 하고 나면 날아가는데 귀요미 좀 보여주면 안 되겠니 기지개라도
쭈욱 펴고 앉아서 날개라도 힘차게 털어 보이면 더욱 좋을듯한데 아마도 욕심이겠지
그렇게 탄청 부리듯이 먼고을 바라보고 있지 말고 제발 한 번만 보여주렴...
그러는 찰나 훌쩍 날개를 펴고서 날아가니 너무 가까워 전부의 모습은 어려워서
너의 몸통과 발톱을 담아본단다.
2023.12.03.sun
05:2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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