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번뇌
野隱. 글. 그림
여름으로 접어드는 계절이 성큼 다가온 기온의 변화에 따른 농촌에 농부들의 발품은 부족한
인력에 가족이 총동원하여 모내기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참 정겨운 모습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검게 그을린 얼굴과 그을리지 않으려고 눈만 빼꼼 하게 드러내고 바쁘게
일하는 아주머니 젊은 며느리와 딸들을 바라보기 민망하여 괜스레 고개를 돌리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 저만치에서 다시 한번 뒤돌아보며 이렇게 생각을 하여본답니다.
다음부터는 모내기철이 끝났을 때 논길 밭길의 근처를 지나는 코스로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잘될지 모르는 입장이지만 가능한 한 노력을 해 본다고 빠른 걸음으로 대답을 하여 보네요.
그렇게 마을 어귀를 벗어나 산길을 오르노라면 흔하던 꽃들도 할 일을 마치려는 듯 씨방을 배부르게
맺고서 지난날의 며칠을 장식했던 화려한 젊음을 곱게 아름답게 살았노라고 자신 있는 그 모습마저
아름답게 느껴지고 보이는데..... 나는..... 나 스스로 느껴본 이 순간대로 살아온 것일까.....?
부모님께 다 못하고 가족들에게 다 못한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는 순간의 번뇌를 다잡으려
하늘을 보니 가신님의 얼굴이 떠올라 바위에 걸터앉아 콧등을 만지며 부모님께 정성을 다하던
짝꿍을 떠올리며 내가 그 사람이 모시는 것에 반만 하였더래도 지금 이 순간의 괴로움은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자책하는 시간을 한참 동안 하다가 물 한 모금 마시며 이렇게 마음속 다짐을 하여본답니다.
마누라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 얻어먹는다는 말을 상기하며 살자고.....
2021.05.24.mon
05:42.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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