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의 자식 사랑
野隱. 글. 그림
따가운 햇살이 발걸음을 무겁고 더디게 하여 주는 시간에 땀을 닦아내며 천천히 걷고 있는데
멀리 날아가지도 않으면서 자꾸만 날 잡아봐라 하는 듯이 조금 가다 내려앉고 또 조금 가다
내려앉기를 거듭하는 저새가 뭐야 무엇이 이렇게 강렬한 태양아래 흙목욕을 하는 걸까...?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고맙기는 하지만 지면을 스치며 지열을 끌어안고 오기에
별로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지나갈까 아니면 저 모습이라도 담아볼까 잠시 망설이다가
녀석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미동 없이 우두커니 서서 한참을 바라보고 서있는데 걷는 것보다
몇 배의 강한 햇살을 어깨 위에 짊어지고 있으려니 흐르는 육수는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시간이 조금 지나니 아비와 어미가 교대로 새끼들이 있는 곳을 오고 갈 뿐 자리를 옮길 만큼
불안정한 경계심을 푼듯할 때 카메라를 천천히 들어 올리고 자세히
보니 종달새가 아닌가 싶더군요.
그것도 아비와 어미의 보호를 받으면서 즐기는 천진한 새끼는 먼지를 풍기면서 신나게 목욕을 하니
기분이 최고인 듯 열심히 하는데 아비와 어미는 우두커니 서있는 필자가 미덥지 아니하여
애간장이 타는지 자꾸만 목욕하는 녀석을 부르는데 가기 싫다며 더욱 열심이니 한 녀석은
아예 다른 곳에 있는 녀석들에게 가서 오지 아니하기에 이쯤에서 가던 길 가보자며 첫걸음을
옮기니 성조는 바로 날아가면서 괴성을 내는데 그러면 그렇지 하는 것인지 새끼를 부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두어 걸음 앞으로 다가갈 때까지 목욕을 하더니 성조가 급하게 날아와
위급한 행동을 하니 그때서야 알아챈 듯 재빠르게 날아가버리는 종달새의 자식 사랑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저렇게 애지중지 키워서 독립을 시키면 4마리 중 몇 마리나 살아남아 넓고 아름다운 자연의
품 안에서 아비와 어미에게 배운 그대로 후새를 보며 하루하루 기쁨을 간직한 행복을 품 안에
앉고서 창공을 날을까... 많은 생각을 하여본 시간이었답니다.
2024.07.30.tue
05:1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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