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딱따구리가 날아왔어요.
野隱. 글. 사진
들냥이 때문에 지루하리만큼 시간이 흘렀는데 이 녀석은 움직이지 아니하고 곤하게 자고 있으니
어찌하여야 한다는 말인가 나가서 쫓아볼까 그리하면 더욱 새들이 오는 시간이 길어질 터인데
하는 난감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운동하러 나오신 분들이 지나가니 들냥이도 깨어나서 슬금슬금
사라져 가고 잠시 후에 날아든 새는 청딱따구리가 아니던가요.
그런데 가지에 가려진 얼굴이기에 조금만 더 옆으로 라고 중얼거리며 애원을 하여보았는데 통했는지
그나마도 다행스러운 자리에서 먹기 시작합니다.
사주경계는 정말 지나치리만큼 예민하게 두리번거리는데 먹는 시간보다 두리번거리는 시간이 더
많으니 자주 먹고 자주 자리를 옮기며 움직여야 하는 새들의 세계도 낙원은 없는듯하더군요.
그렇게 단 몇 초 아니 몇 분을 먹은 것인지 맛만 본 것인지 모를 정도의 짧은 시간을 머무르다 어디론가
훌쩍 날아간 후 바로 이어서 직박구리들이 한패가 날아와 분주하고 시끄러운 장터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을 다음에 올리기로 하고 겁이 많은 새들 중에 하나인 청딱따구리가 감을 먹는 흔하지 않은 모습을
보았던 즐거운 출사길이었네요.
2023.01.20.frl
19:2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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