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에 물닭을 보며
野隱. 글. 그림
저 녀석이 분명 사람인 나를 보았음인데 겁도 없이 곁눈으로 바라보며 뚜벅뚜벅 걸어서
가까이 다가오는 새가 예사롭지 아니하니 사진을 찍어야 하는 필자가 부담스러워
뒤로 뒤로 몇 걸음씩 물러서며 물닭을 찍는데 정말 예쁘기가 말로써 표현이 아니 되는
기쁨을 혼자 느끼며 그곳에 머물러야 하는 아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함께 살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탓하고 나무라며 너는 먹이를 찾고 나는 나는 새들을
찾아서 먼 길을 달려오고 눈길에 허덕이며 만나는 짧은 만남이 고작인 것을...
그래도 참 좋다 내가 너를 이 순간만이라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음에 감사를 드리고
잠시후면 먼 곳으로 가야 하는 이방인의 걸음인 것을...
그렇게 만나고 그렇게 기약 없는 다음을 일방적으로 약속을 하면서 쌩쌩부는 바람의
길을 멀리하고파 돌아서는 발길이지만 뒤돌아 보며 아쉬움도 가슴 한편에 남겨보며
겨울을 잘 이겨내고 고운 햇살 눈부실 때 살 오른 모습으로 다른 님 만나라는
인사를 하여봅니다.
2023.01.05.thu
12:1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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