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
野隱.글.그림
바람이 심하게 부는날 비릿한 바닷내음이 물씬 풍기는 지명을 모르는 어색한 마을을 찾아 갔지요.
전날밤에 풍경이 어느 정도 였었는지 감히 짐작을 할 수 있으리만큼 물기에 흠뻑
젖은 앞마당의 모습에서 아...! 그랬구나 하고 실감을 하면서 마을의 구석 구석을
바라보며 걷노라니 그토록 세찬 바람을 맞으며 내일을 위한 그물 준비에 여념이
없음에 삶의길을 저한줄에 잡아매는듯한 검은 얼굴들의 만면에 하얀치아를 드러내며
함께웃는 저들의 행복은 무엇일까...?
파도소리 들으며 사랑을 나누고 아침을 맞이하여 밤사이에 안녕을 인사하는 이웃의
정겨운 모습에서 나그네는 잠시나마 부러움에 머물며 커피 한잔에서 짙은 향기를
느낀다며 인사를 하고서 돌아서려는데 가다가 마시라며 따끈한 커피를 짙게 끓인
페트병을 건네어주는 투박하고 검은손에 쥐어진 병하나가 그토록 짙은 황금빛으로
내게 다가올줄이야 정말이지 몰랐었네요.
정말이지 너무도 바람이 세차게 불고 습기가 많았으며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싫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네요.
투벅투벅 걸으며 수평선을 바라보니 새하얗게 밀려오는 물결의 진노는 나에게 무엇이고
스쳐간 바람은 또한 무엇이었을까 하고 곰곰이 헤아리며 봉우리로 오르니 확트인
시계의 마침표는 아득히 먼곳에 초점을 맞추고 선물받은 커피를 들이키며 오늘의 여행길에
보았던 그얼굴들의 무표정한듯 하면서도 정이 넘치는 한마디 한마디의 육성을 환청으로
들려오는듯한 나뭇가지 스침의 소리를 들으며 여행의 참맛으로 가늠을 하여 본답니다.
2016.09.03.sat
15:1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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