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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을 마치고,

인연

by 아 리 랑s 2004. 9. 7.
 
      "인연"

      세벽 03시에 집을 나서 두시간도

      채안걸리는 서산에 선산...

      아직도 서글프리 만큼 어둡다.

      집에서 나서기 전부터 걱정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몇일 전서부터 이유

      없이 허리가 아파 기계를 둘러 매고

      벌초를 할수 있을까 하는 심적 부담에

      자신감 마져 저멀리 도망을 간다.

      그렇다고 동생보러 하라할수도 아니

      말하기도 싫은것이다.

      동생이라는 사람은 몸뚱이만 사내이지

      제수씨 없으면 하루도 안가서 와이셔츠가

      때에 찌들어 때속에 묻혀 살아야할 위인

      인것을 이곳 까지 함께와준것만도 감지 덕지

      고마울 따름이다.

      옆에 앉아 있는 여인은 눈치만 실실본다.

      얼마나 망설임끝에 기계라도 조립을 하여야

      겠기에 트렁크 에서 기계를 꺼내 라히트

      앞에서 이렇게 저렇게 조립을 하는데

      승용차 한대가 뽀얀 먼지를 날리며

      달려와 저만치에서 멈추어 서는 것이다.

      잠시 우리일행은 그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모든 준비를 다하여온 그는 트렁크에서 기계를

      꺼내 둘러메고 가려 한다.

      바로그때 집사람이 그사람에게 다가가 벌초를

      하실수 있는 분을 알고 계시면 소개하여 달라고

      말을 건내니 하는 사람은 없고 한번 보자고

      하기에 봉분에 수를 말하고 위치를 말하니 돈도

      필요 없고 그냥 해준다는 것이다.

      그분은 쉬운 말처럼 툭 뱉어 놓고 더이상에 말없는

      행동에 옮기는 것이 아닌가.!

      모기약을 봉분 둘래에 뿌린후 기계에 시동을 거니

      조용하던 산중에 이내소음으로 가득하다.

      내가 하였다면 45봉분 다하는대 하루인것을

      그분은 기계를 다루는 것이 경지에 다다른 신

      같이 빠르다.

      부지런히 서둘러 차례을 지내고 다함께 그분에

      집에 초청을 받는 이상한 인연으로 발전되어

      그댁에 가니 찐고구마와 커피 어울리지 않을 법

      하지만 꼭 그렇치 만도 안은 것이다.

      산세에 휘들러진 숲과 들녘에 곡식이 여물어가고

      실개천이 흐르는 얗으막한 뚝마루에는 코스모스가

      바람결에 가느다란 허리를 내맞기어 흔들리는

      이곳에 풍경 만큼이나 이분이 사는 세상은 나와는

      너무다른 것같다.

      매년 벌초를 부탁하니 허락은 하는데 금액을

      정하려하니 담배를 좋아하니 한보루만 사가지고

      오라는 것이다.

      도대체가 말이 먹히지가 안는 것이다.

      알았다고 하며 일어서 나오다 슬그머니 담배갑

      위에다 돈을 놓고 나왔다.

      조금오는데 전화벨이 울려 받아보니 그분에 화난

      음성인데 운전중 이니 긴말 안한다며 첫만남에

      서운함 마져 안겨줘 화가나도록 고맙다고 욕인지

      칭찬인지 한마디하고 끈는 것이다.

      집에 도착하여 감사에 인사를 하니 한마디 뿐이다

      내년에는 담배 한보루요.?

      이것이 인연이라면 나에게는 행운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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