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그럴까

우리는 왜 그럴까
野隱. 글. 사진
어느 곳을 살피며 아니 무의식으로 걷다가 문득 나뭇가지를 쳐다보았는데 무엇인가가 앉아있기에
자세히 바라보니 칡부엉이였지요.

 

얼마나 예민한지 정말이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아니할 정도로 조심히 다가갔는데 붉은 눈을 부라리며
바라보고 있기에 천천히 카메라를 들어 올려 정면으로 찍고 카메라가 무거워 잠시 숨 한번 쉬고

 

찍으려 하니 고개를 돌리기에 찍고 또 바로 옆으로 돌리기에 또 찍었는데 그만 고개를 휘돌려서
꼴도 보기 싫다고 눈을 감고 있기에 뒷걸음으로 그곳을 나와서 집에 와서 보니 정말 예쁘더군요.
다음날 그곳에 가서 보니 한 마리도 없이 사라졌더군요.

 

나무아래 작은 땅에 농사를 짓는 분의 말씀을 들으니 어제 오후에 몇 명이 와서 난리 법석을 떨어
날아가더니 안 온다며 차라리 잘됐다고 푸념을 하시면서 카메라를 둘러맨 사람들만 보면 화가 난다고
하시기에 고개를 조아려 사죄를 하고... 우리는 왜 그럴까 하고 탄식을 하면서 나왔던 일화랍니다.
2023.03.15.wed
05:3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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