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회
野隱. 글. 그림
천천히 자동차 안에서 엑셀을 가볍게 밟거나 그냥 기본의 힘으로 미끄러지듯이 가면서
주변을 살피는데 저만치 높은 곳에 말똥가리가 보이네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방향을 맞추려고 방향을 바꾸고 나서 카메라를 들고서
조준을 하여보니 아름답습니다. 너무너무 아름다워서 미칠 듯이 셔터를 눌러봅니다.
그런데 자세가 조금은 이상하여 뷰파인더 속의 모습을 살펴보니 이 녀석이 눈을 부라리며
꼬리털을 들어 올리기에 혹시 똥을 싸려고 그러나 싶어서 셔터를 누르며 살펴보는데
한줄기가 휙 나오기에 그렇구나 위풍당당한 맹금류의 멋진 포즈도 어느 새들처럼 똑같은
모습의 풍경에 픽 웃으며 날아오르는 장면을 찍으려고 계속해서 초점만 맞추고 있었는데
교양 없는 자동차 한 대가 갑자기 나타나 쌔앵 하고 지나가는 소음에 생각지도 안았던
방향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놓쳐버린 그날의 기회였답니다.
2022.11.30.wed
02:37.am
무단전재, 복사, 배포 금지
'gall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니 이럴 수가... (80) | 2022.12.06 |
---|---|
몇장의 사진 (73) | 2022.12.03 |
어. 뭐지! (70) | 2022.11.27 |
주머니에 넣고 다니니까요. (72) | 2022.11.25 |
꿈꾸는 시간 (90) | 2022.11.22 |
댓글